베트남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여인이여, 그대 이름은 무엇이냐? ― 몰라요.
어디서 태어났으며, 어디 출신인가? ― 몰라요.
왜 땅굴을 팠지? ― 몰라요.
언제부터 여기에 숨어 있었나? ― 몰라요.
왜 내 약지를 물어뜯었느냐? ― 몰라요.
우리가 당신에게 절대로 해로운 짓을 하지 않으리라는 걸 아는가? ― 몰라요.
당신은 누구 편이지? ― 몰라요.
지금은 전쟁 중이므로 어느 편이든 선택해야만 한다. ― 몰라요.
당신의 마을은 아직 존재하는가? ― 몰라요.
이 아이들이 당신 아이들인가? ― 네, 맞아요.
― 『끝과 시작』 문학과지성사(최성은 역),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