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八院

공산(空山) 2016. 12. 30. 12:15

   八院

                        -西行詩抄 3

   백석

 

 

   차디찬 아침인데

   妙香山行 乘合自動車는 텅하니 비어서

   나이 어린 계집아이 하나가 오른다

   옛말속 가치 진진초록 새저고리를 입고

   손잔등이 밧고랑처럼 몹시도 터젓다

   계집아이는 慈城으로 간다고하는데

   慈城은 예서 三百五十里 妙香山百五十里

   妙香山 어디메서 삼촌이 산다고 한다

   새하야케 얼은 自動車 유리창박게

   內地人 駐在所長가튼 어른과 어린아이 둘이 내임을 낸다

   계집아이는 운다 느끼며 운다

   텅 비인 안 한구석에서 어느 한사람도 눈을 씻는다

   계집아이는 몃해고 內地人 駐在所長집에서

   밥을 짓고 걸레를 치고 아이보개를 하면서

   이러케 추운 아침에도 손이 꽁꽁얼어서

   찬물에 걸레를 첫슬것이다

 

 

   ―「조선일보」 1939.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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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원 - 지명. 영변군 팔원면.

   서행시초 - 관서(關西), 즉 평안도와 황해도 북부 지역을 기행하고 쓴 시.

   진진초록 - 매우 진한 초록빛깔.

   내임을 내다 - 배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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