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조당에서

공산(功山) 2016. 12. 30. 12:21

   조당에서

   백석

 

 

   나는 支那나라사람들과 가치 목욕을 한다

   무슨 이며 이며 이며하는 나라사람들의 후손들과 가치

   한물통안에 들어 목욕을 한다

   서로 나라가 달은 사람인데

   다들 쪽발가벗고 가치 물에 몸을 녹히고 있는 것은

   대대로 조상도 모르고 말도 제각금 틀리고 먹고입는것도 모도 달은데

   이렇게 발가들벗고 한물에 몸을 씿는 것은

   생각하면 쓸쓸한 일이다

   이 딴나라사람들이 모두 니마들이 번번하니 넓고 눈은 컴컴하니 흐리고

   그리고 길즛한 다리에 모두 민숭민숭 하니 다리털이 없는 것이

   이것이 나는 웨 작고 슬퍼지는 것일까

   그런데 저기 나무판장에 반쯤 나가누어서

   나주볓을 한없이 바라보며 혼자 무엇을 즐기는 듯한 목이긴 사람은

   陶淵明은 저러한 사람이였을것이고

   또 여기 더운물에 뛰어들며

   무슨 물새처럼 악악 소리를 질으는 삐삐 파리한 사람은

   楊子라는 사람은 아모래도 이와같었을것만 같다

   나는 시방 녯날 이라는 나라나 라는 나라에 와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맞나는것만 같다

   이리하야 어쩐지 내마음은 갑자기 반가워지나

   그러나 나는 조금 무서웁고 외로워진다

   그런데 참으로 그 이며 이며 이며 이며하는나라사람들의 이 후손들은

   얼마나 마음이 한가하고 게으른가

   더운물에 몸을 불키거나 때를 밀거나 하는것도 잊어벌이고

   제 배꼽을 들여다 보거나 남의 낯을 처다 보거나 하는것인데

   이러면서 그 무슨 제비의 춤이라는 燕巢湯이 맛도있는것과

   또 어늬바루 새악씨가 곱기도한 것 같은 것을 생각하는것일것인데

   나는 이렇게 한가하고 게으르고 그러면서 목숨이라든가 인생이라든가 하는 것을 정말 사랑할줄아는

   그 오래고 깊은 마음들이 참으로 좋고 우럴어진다

   그러나 나라가 서로 달은 사람들이

   글세 어린 아이들도 아닌데 쪽발가벗고 있는 것은

   어쩐지 조금 우수웁기도하다

 

 

   ―「인문평론33, 1941. 4.

 

   ----------------------------

   조당 - 목욕탕

   작고 - 자꾸

   나주볓 - 저녁볕

   춤 -

   燕巢湯 - 바위에서 사는 제비의 집으로 만든 중국 음식

'백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수  (0) 2016.12.30
木具  (0) 2016.12.30
八院  (0) 2016.12.30
山宿  (0) 2016.12.29
내가이렇게외면하고  (0) 2016.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