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安東

공산(空山) 2016. 12. 18. 23:20

   安東

   백석

 

 

   異邦거리는

   비오듯 안개가 나리는 속에

   안개가튼 비가 나리는 속에

 

   異邦거리는

   콩기름 쪼리는 내음새 속에

   섭누에번디 삶는 내음새 속에

 

   異邦거리는

   독기날 별으는 돌물네소리 속에

   되광대 켜는 되앙금소리 속에

 

   손톱을 시펄하니 길우고 지나간 창꾀쯔는 줄줄 끌고시펏다

   饅頭꼭깔을 눌러쓰고 곰방대를 몰고 가고시펏다

   이왕이면 내노픈 취향돌배 움퍽움퍽 씹으며 머리채 츠렁츠렁 발굽을 차는 꾸냥과 가즈런히 雙馬車 몰아가고시펏다

 

 

   ―「조선일보1939.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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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섭누에번디 - 섶누에(산누에)의 번데기

   돌물네 - , 도끼, 가위 등의 무뎌진 날을 벼리게 만든 회전 숫돌

   되광대 - 중국인 광대

   되앙금 - 중국 양금

   창꽈쯔 - 長快子. 중국식 긴 저고리

   꾸냥 - 姑娘. 처녀를 뜻하는 중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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