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北關

공산(空山) 2016. 12. 18. 23:22

   北關

                         ― 咸州詩抄 1

   백석

 

 

   明太창난젖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뷔벼익힌 것을

   이 투박한 北關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꿀어진다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가느슥히 女眞의 살내음새를 맡는다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이 맛 속에선

   깜아득히 新羅백성의 鄕愁도 맛본다

 

 

   ―「조광310, 193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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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무거리 - 고추를 빻아 체로 쳐서 가루를 빼고 남은 찌끼. 거친 고춧가루

   끼밀다 - 어떤 물건을 끼고 앉아 얼굴 가까이 들이밀고 자세히 보며 느끼다

   배척하다 - 조금 배린 맛이나 냄새가 나는 듯하다

   얼근하다 - 조금 매워서 입안이 얼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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