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千浦
― 南行詩抄 4
백석
졸레졸레 도야지새끼들이 간다
귀밋이 재릿재릿하니 볏이 담복 따사로운 거리다
재ㅅ덤이에 까치올으고 아이올으고 아지랑이올으고
해바라기 하기조흘 벼ㅅ곡간마당에
벼ㅅ집가티 누우란 사람들이 둘러서서
어늬 눈오신날 눈을 츠고 생긴듯한 말다툼소리도 누우라니
소는 기르매지고 조은다
아 모도들 따사로히 가난하니
―「조선일보」 1936.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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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르매 - 길마. 짐을 싣거나 수레를 끌 때 말이나 소의 등에 안장처럼 얹는 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