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22. 금
프리몬트에서 동북쪽으로 1시간 거리인 San Ramon에 사는, Dr. Kim의 직장 선배인 김OO박사 집에 초청을 받아 저녁을 먹었다. 그 자리에는 Dr. Kim의 후임자인 곽OO 박사도 함께 초대되었다. 메뉴는 집에서 직접 요리한 잡채와 돼지갈비찜, 포도주, 체리 등등.
7. 23. 토 (요세미티 첫째 날)
요세미티로 출발하기에 앞서, 살던 아파트의 열쇠를 관리소에 반납하고, 산호세에서 캘리포니아주에만 있다는 필즈커피(Philz Coffee) 샾에 들러 커피를 마셨다. 이제 샌프란시스코와 프리몬트와는 작별인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아몬드 밭 가운데로 난 도로를 세 시간 달려 Sonora 마을의 Gold Lodge라는, 내부 복도가 없이 건물 양면으로 도어가 나 있는 허름한 호텔에 짐을 내렸는데, 파리 두 마리가 이미 방에 먼저 들어와 피서를 하고 있다가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부근 멕시칸 식당에서 점심 겸 저녁을 먹었다. 거기서 다시 2시간 반을 구불구불하고 아찔한 오르막 산길을 달려 그레이셔 포인트(Glacier Point)에 올랐다. 해발 2,164m. 주차장이 붐볐으나 조금 기다리자 자리가 났다. 건너편으로 빙하가 만든 요세미티 밸리와 버널 폭포, 네바다 폭포 등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하루의 마지막 햇살에 빛나는 하프돔(Half Dome)이 인상적이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별들이 하도 크고 밝아서 한적하고 어두운 길가에 비상등을 켠 채 차를 세우고 내려 우리 세 여행자가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지나가던 차에서 'What's wrong?'하며 우리를 걱정해 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차가 고장이라도 나서 우리가 밤하늘을 쳐다보며 외계인이 와 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줄 알았던 것일까? 'No problem, thanks!' 큰 소리로 대답해 주고, 한참이나 더 주먹 만한 별들을 쳐다보다가 내려왔다.
7. 24. 일 (요세미티 둘째 날)
Gold Lodge 호텔에서 아침먹고 Dr. Kim이 운전하여 오늘은 요세미티 밸리로 향했다. 오전인데도 소노라의 기온은 화씨 72도. 2시간만에 밸리 도착. 요세미티 빌리지(공원내 매점)에서 샌드위치와 핫도그로 점심. Vernal Fall까지 2시간 정도 등산. 길가의 풀을 밟지 말라는 의미인 'Give plants a chance!'라고 작은 팻말에 쓰인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폭포에서 내려와서 밸리 바닥을 순환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구경한 다음, 오후 5시 요세미티 밸리를 출발했다. 돌아올 때는 내가 어두운 산길을 2시간 운전하여 하산했는데, 난간도 없는 길가의 아찔한 낭떠러지가 어두워서 보이지 않으니 아침에 오를 때에 비해 무서움은 덜했다.
Oakhurst 마을의 한국식당에서 짬뽕과 불고기로 저녁. 다시 광활한 들판길과 Presno City를 거치며 99번 하이웨이를 3시간 달려 Bakersfield에 10시 반 도착, 예약된 Holiday Inn Express에 투숙했다. 깨끗하면서도 숙박료는 비교적 싼 편이었다. 100달러.
요세미티 밸리
김상동
엘 캐피탄*천 길 절벽 아래
숯이 되어 서 있어도
가뭄에 더러 말라 죽을지라도
하늘을 찌르는 아름드리 정신은 살아 있으니
그 정신 거침없이 쏟아지는 버널 폭포 앞
작은 팻말은 나지막이 속삭이네
Give plants a chance!
서로 양보하고 비켜서는 가운데
자이언트 세쿼이아, 제프리 소나무와 더불어
죽은 나무는 산 나무의 천년 친구가 되어
빙하의 골짜기를 채워 갈 것이니
장엄하여라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하프 돔* 너머
별들은 더욱 가까이 내려와 축복하네
*엘 캐피탄(El Capitan), 하프 돔(Half Dome) :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바위의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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