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시스 잠

너는 裸身이리

공산(空山) 2016. 3. 9. 21:14

   너는 裸身이리…

 

 

   너는 裸身이리, 오래된 什器들이 있는 홀에서.

   빛으로 된 갈대 가락(紡錘)처럼 너는 가냘프리.

   그리고 다리를 포갠 채 장미빛 불 옆에서

             너는 겨울소리를 들으리라.

 

   나는 네 발 밑에서 내 팔 안에 네 무릎을 안으리.

   실버들 가지보다 더 우아한 몸매로 너는 미소 지으리.

   그리고 부드러운 네 허리에 내 머리를 기댄 채

             나는 네 더할 수 없는 부드러움에 그만 울어버리리라.

 

   傲然한* 우리의 시선은 우리 자신에게는 다정하리.

   그래 내가 네 목에 입맞출 때, 나를 향해

   미소하며 너는 눈길을 떨어뜨리리.

            그리고 네 부드러운 목덜미를 휘리라.

 

   그러다가 병들고 충직한 늙은 하녀가

   방문을 두드리며 저녁이 준비되었다고 우리에게 말할 때,

   너는 소스라쳐 놀라며 얼굴을 붉히리.

            그리고 네 여린 손은 네 회색빛 드레스를 입을 준비를 하리라.

 

   그리고 바람이 방문 밑으로 지나가고

   낡은 벽시계가 지친 듯 울 때,

   너는 검은 실내화 속에

           네 상아 향내 나는 다리를 끼워 넣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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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연(傲然)하다 - 태도가 거만하거나 그렇게 보일 정도로 담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