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시스 잠

이제 며칠 후엔

공산(空山) 2016. 3. 9. 21:35

   이제 며칠 후엔…

 

 

   이제 며칠 후엔 눈이 오겠지. 지난 해를

   회상한다. 불 옆에서 내 슬픔을 회상한다.

   그때 무슨 일이냐고 누가 내게

   물었다면 난 대답했으리라 ― 날 그냥 내버려 둬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지난 해 내 방에서 난 깊이 생각했었지.

   그때 밖에선 무겁게 눈이 내리고 있었다.

   쓸데없이 생각만 했었지. 그때처럼

   지금 난 琥珀 빨뿌리의 나무 파이프를 피운다.

 

   내 오래 된 참나무 옷장은 언제나

   향긋한 냄새가 난다. 그러나 난 바보였었지.

   그런 일들은 그때 변할 수는 없었으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일들을 내쫓으려는 것은 虛勢이니까.

 

   도대체 우린 왜 생각하는 걸까, 왜 말하는 걸까? 그건

   우스운 일이다. 우리의 눈물은 , 우리의 입맞춤은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린 그걸 이해하는 법. 친구의

   발자국 소린 다정한 말보다 더 다정한 것.

 

   사람들은 별들의 이름을 지어 주었다. 별들은

   이름이 필요없다는 걸 생각지도 않고

   어둠 속을 지나가는 아름다운 彗星들을 증명하는

   數値들이 그것들을 지나가게 하는 것은 아닌 것을.

 

   바로 지금도, 지난 해의 옛 슬픔은

   어디로 사라지지 않았는가? 거의 회상하지도 못하는 것을.

   지금 이 방에서 무슨 일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대답하리라 ―― 날 그냥 내버려 둬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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