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시

겨울길 - 푸슈킨

공산(空山) 2016. 2. 3. 17:22

   겨울길

   푸슈킨

 

 

   물결치는 안개 사이로

   달이 살며시 나타난다

   슬픈 들판에

   슬프게 빛을 붓는다

 

   쓸쓸한 겨울 길을

   트로이카가 쏜살같이 딜린다

   단조로운 말방울소리가

   따분하게 울린다

 

   마부의 한가로운 노래 가락엔

   무엇인가 정겨움이 묻어나온다

   위세 좋은 술판의 떠들썩함

   마음속의 애수가……

 

   불빛도 없고 검은 초가집도 없는

   황량한 눈의 벌판

   이따끔 줄무늬로 칠한

   이정표만 만날 뿐이다

 

   쓸쓸하다 슬프다… 니나 내일은

   내일은 사랑스런 너에게로 돌아가

   난롯가에서 모든 것을 잊고

   너를 실 컷 쳐다보리라

 

   시계 바늘은 소리를 내며

   정확한 원을 그릴 것이고

   한밤은 우리들을 갈라놓지

   않을 것이다

   훼방꾼들은 멀리 떼어놓음으로써

 

   우울하구나 니나 길이 쓸쓸하며

   마부는 조느라고 노래를 그쳤다

   말방울소리는 단조롭고

   달빛은 몽롱하다

 

   ----------------------------

   알렉산드르 푸슈킨 (Aleksandr Sergeevich Pushkin 1799.6.61837.2.10) : 러시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