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안나 아흐마또바
마차에 스쳐 지나는
깃털을 바라보니,
슬픔의 원인도 모르고
마음이 아프다.
구름 낀 하늘 아래
저녁은 조용히 슬픔에 젖는다.
빛바랜 앨범 속에
먹으로 그린 것 같은 블로뉴 숲.
벤진과 라일락 내음,
조심스런 정적.
떨리지 않는 손으로
그는 다시 내 무릎을 만진다.
(19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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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마또바(А. А. Ахматова, 1889~1966) : 아끄메이즘을 표방하는 시인들 중에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시인이다. 그녀의 두 번째 시집 『염주(Чётки, 1914)』는 아흐마또바를 바로 유명하게 만들었고, 아끄메이즘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녀의 시는 개인적이고 자서전적인 성격을 띠는데 단순하고 명료한 인간의 언어로 표현되고 있다.
계속된 시집들 『백조의 무리(Белая стая, 1917)』, 『질경이(Подорожник, 1921)』, 『안노 도미니 МСМXXI(Anno Domini MCMXXI, 1922)』를 통해 그녀의 명성은 높아졌고, 가장 사랑받고 널리 읽히는 러시아 시인 중 한 명이 되었다. 아끄메이즘의 여사제, 세련되고 교양된 여시인 아흐마또바는 작은 마을, 겸손, 북쪽 지방의 경치, 고대 농민의 의식을 다룬 자신의 시와 농촌 발라드에 러시아 민요의 액센트를 도입했다. 이러한 국민적 색채는 아흐마또바의 혁명 이후의 시에도 뚜렷이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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