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시

생각 속의 여우 - 테드 휴스

공산(空山) 2016. 1. 26. 23:05

   생각 속의 여우

   테드 휴스

 

 

   나는 상상한다, 이 한밤 순간의 숲을.

   다른 무엇인가가 살아있다.

   시계의 고독 곁에

   그리고 내 손가락들이 움직이는 이 백지 곁에.

 

   창문을 통해 나는 아무 별도 볼 수 없다.

   어둠 속에서 비록 더 깊지만

   더욱 가까운 무엇인가가

   고독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어둠 속에 내리는 눈처럼 차고, 살포시,

   여우의 코가 건드린다 잔가지를, 잎사귀를.

   두 눈이 도와준다, 이제 막

   그리고 또 이제 막, ,

 

   나무 사이 눈 속에 또렷한 자국을 찍는다

   하나의 움직임, 그리고 빈터를 대담히 가로질러 온

   한 형체의 절름거리는 그림자가

   그루터기를 지나 움푹 팬 곳에서

 

   꾸물거리고, 하나의 눈()

   초록 빛이 퍼지고 깊어지고 짙어지면서,

   찬란히, 집중적으로,

   제 임무를 다하여

 

   마침내 갑작스럽고 날카로운 여우의 지독한 악취를 풍기며

   머리의 어두운 구멍으로 들어온다.

   창문에는 여전히 별이 없고, 시계는 똑딱거리며,

   백지에는 글자가 박힌다.

 

​   THE THOUGHT- FOX

   Ted Hughes

 

   I imagine this midnight moment's forest:

   Something else is alive

   Beside the clock's loneliness

   And this blank page where my fingers move.

 

   Through the window I see no star:

   Something more near

   Though deeper within darkness

   Is entering the loneliness:

 

   Cold, delicately as the dark snow,

   A fox's nose touches twig, leaf;

   Two eyes serve a movement, that now

   And again now, and now, and now

 

   Sets neat prints into the snow

   Between trees, and warily a lame

   shadow lags by stump and in hollow

   Of a body that is bold to come

 

   Across clearings, an eye,

   A widening deepening greenness,

   Brilliantly, concentratedly,

   Coming about its own business

 

   Till, with a sudden sharp hot stink of fox

   It enters the dark hole of the head.

   The window is starless still; the clock ticks,

   The page is printed.

 

   ​--------------------

   테드 휴즈 Ted Hughes (1930-1998) : 영국 시인. 본명은 Edward James Hughes. 케임브리지의 Pembroke College에 다녔다. 대학 시절 미국 시인 실비어 플라스(Sylvia Plath)와 결혼했다. 시집으로 The Hawk in the Rain (1957), Lupercal (1960), Wodwo (1967), Crow: From the Life and Songs of the Crow (1971), Selected Poems (1973), Moortown (1980, 1989), River (1984), Wolfwatching (1989) 등이 있다. 자연계와 야생동물, 무의식 세계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소설, 희곡, 동화도 썼고 그리스 로마 시인, 극작가의 작품들을 번역하기도 했다. 1984년에 잉글랜드의 계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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