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하나 내려보낼까요?
신대철
상처 깊숙이 노을을 받는 그대, 훌쩍 바람이나 쐬러 올라오시죠. 때 없이 가물거나 가물가물 사람이 죽어가도 세상은 땅에서 자기들 눈높이까지, 한걸음 윗세상은 빈터 천집니다. 여기서는 누구나 무정부주의잡니다. 여기서 미리 집 없이 사는 자가 되어보고, 저 아래 이글거리는 땅 사람 그대를 둘러보고 여름이 다 끝날 때 내려가시죠.
풀벌레가 울기 시작합니다. 다시 길을 낼까요? 초저녁 한적한 물가나 무덤가로 나오시면 푸른 반딧불 하나 내려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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