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살고 있다
신대철
북한산은 올라갈 대로 올라가
다른 산을 향해 봉우리를 내밀고,
지붕 위에서 거리로 쏟아지는
연둣빛 햇살
누가 살고 있다
지도 위의 온갖 지명을 지나
새나 드나드는
비탈에 밭을 붙이고
물소리에 눈 트이며
누가 살고 있다
사람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잡목숲을 주위에 뭉쳐놓고
사람의 피가 도는 제 숨결을 무서워하며
귀기울이고 있다
번지는
풋풋한 사람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