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일기

오디오 마니아들과 함께

공산(空山) 2024. 6. 13. 17:30

오늘 오후엔 두 오디오 마니아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집과 가까운 지묘동에 옛 직장 동료가 자기만의 멋진 음악실을 갖추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주에 다른 한 옛 동료와 함께 그곳에 놀러갔었다. 과연 널찍한 공간에 멋진 오디오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거기서 몇 곡의 연주곡과 좋아하는 옛 노래를 듣다보니 또 다른 오디오 마니아인 초등학교 동기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그에게 문자로 연락을 했었다. 그 친구는 내가 보낸 오디오 시스템 사진을 보더니 '크랑필림 스피커보다 친구가 더 보고 싶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래서 오늘 오후에 네 사람이 지묘동의 그 음악실에서 만난 것이다. 동기 친구는 우리들에게 '크랑필림' 스피커와 엠프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장황하게 해 주었다. 이 시스템은 대구의 누구누구가 가지고 있으며, 고음 영역과 음성을 재현하는 데 유리하며, RPC 앰프와 웨스턴 일렉트릭 앰프의 특성은 또 어떠하며... 문외한인 나로선 그가 해 준 얘기를 다 옮길 수가 없다.
 
 

 

 

우리는 다시 능성고개에 있는 친구의 음향실로 갔는데, 옛 직장 동료들과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넓은 홀에 설치된 음향 시스템의 규모뿐만 아니라 보관하고 있는 음반(LP)의 양도 엄청 많았던 것이다. 친구는 보유한 스피커의 종류와 턴테이블, 엠프 등의 성능과 구입 당시의 가격 등에 대해서 많은 설명을 해 주었다. 희소성이 있는 음반은 한 장에 수백만 원 짜리도 있다고 한다. 영상용 스크린과 프로젝터를 통해 영화도 잠깐 감상했는데, 사방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대형 극장에서처럼 웅장했다.
 
 

 

 

 

우리는 부근의 칼국수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오후의 즐거운 시간을 마무리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산가에 설치돼 있는 나의 JBL 스피커 시스템과 베링거 믹서, 그리고 노트북 반주기(세션맨)를 생각했다. 그것들은 트럼펫 연주를 위해 십수 년 전에 내가 하나하나 직접 사서 구축한 훌륭한 시스템이지만, 요즘은 텃밭 일이 많아서 사용해보지 못한 지가 벌써 달포는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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