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눈물로 간을 한 마음 - 오탁번

공산(空山) 2024. 2. 18. 11:30

   눈물로 간을 한 마음

   오탁번

 

  

   시집 비백을 내면서

   맨 앞에 시인의 말을 쓰는데

   ‘눈물로 간을 한 미음이라고 치면

   자꾸 미음 마음이 된다

   동냥젖으로 눈물로 간을 한 미음으로

   어머니가 나를 살리셨다는 사연인데

   다시 쳐도 또 마음이 된다

 

   ‘눈물로 간을 한 마음’?

   그렇다마다!

   그 미음이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걸

   노트북은 어찌 알았을까

   글자판에 바짝 붙어있는

   ㅏ 

   나를 비아냥하는 것도

   다 그윽한 뜻 아닐까 몰라

 

   곰곰 생각에 겨워

   눈을 감으면

   은하수 건너 캄캄한 하늘

   희끗희끗 흩날리는

   어머니의 백발

 

 

   —『2022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분과 연간작품집』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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