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
이덕규(1961~ )
둥근 마제석기처럼
캄캄하게 봉인된 하늘 한끝을
누가 무쇠 날로 쳐서
이 밤, 허공에 새파랗게
불꽃을 일으켜세우나
누가, 잊힌
아득한 사람 하나 캐내자고
겹겹의 먹구름 묘혈을
저리 밤새 허무나
간밤 빗물에 씻겨 드러난
낯이 흰 돌멩이
젖은 한쪽 뺨이 이른 햇살에
말갛게 빛나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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