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공산(空山) 2015. 12. 10. 18:27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金宗三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아닌 시인이라고.

 

김종삼 시인(1921~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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