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 파기
김상동
웅덩이를 하나 파기로 했다
목마른 텃밭에 젖줄이 될 수 있게
토란 밭머리에 삽과 곡괭이로 땅을 팠다
1미터가, 한 평이 이토록 깊고 넓은지
물은 얼마나 많은지 실감하는 가운데
반달 모양의 연못이 하나 생겼다
쑥대밭으로 변해 가는 문전옥답을
하늘에서 굽어보시던 부모님도
이 아들의 역사役事를 대견해하시겠다
한 무리의 별들과 함께
밤새도록 놀다 가셔도 좋겠다
욕심을 더 부려 수련도 한 포기 심고
미꾸라지도 몇 마리 초빙할 생각이다
그런데 흙탕물이 가라앉기도 전에
찾아온 두꺼비 한 쌍,
당신들은 어느 별에서 오신 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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