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연못 파기

공산(空山) 2021. 6. 17. 19:39

   연못 파기

   김상동

 

 

   웅덩이를 하나 파기로 했다
   목마른 텃밭에 젖줄이 될 수 있게
   토란 밭머리에 삽과 곡괭이로 땅을 팠다
   1미터가, 한 평이 이토록 깊고 넓은지
   물은 얼마나 많은지 실감하는 가운데
   반달 모양의 연못이 하나 생겼다
   쑥대밭으로 변해 가는 문전옥답을
   하늘에서 굽어보시던 부모님도
   이 아들의 역사役事를 대견해하시겠다
   한 무리의 별들과 함께
   밤새도록 놀다 가셔도 좋겠다
   욕심을 더 부려 수련도 한 포기 심고
   미꾸라지도 몇 마리 초빙할 생각이다
   그런데 흙탕물이 가라앉기도 전에
   찾아온 두꺼비 한 쌍,
   당신들은 어느 별에서 오신 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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