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
정한용(1958~ )
다육 한 점이 꽃을 피웠다.
아무도 몰래 살며시 이틀 잎을 열었다
다시 닫아버렸다.
어디에서 왔다 어디로 가는지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천 년 비바람과 일억 광년 빛이 섞였던 것,
다시 왔던 곳으로 돌아갔는지
알 수 없다.
누구에게나 ‘그대’는 지울 수 없는 상흔.
이 넓은 우주에서 이 짧은 찰나에
우리 이렇게 만났다 다시 처음처럼 헤어진 것만으로
기적이고 황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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