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채와 북 사이, 동백 진다 - 문인수

공산(空山) 2020. 12. 10. 20:39

   채와 북 사이, 동백 진다

   문인수

 

 

   지리산 앉고,

   섬진강은 참 긴 소리다.

 

   저녁노을 시뻘건 것 물에 씻고 나서

 

   저 달, 소리북 하나 또 중천 높이 걸린다.

   산이 무겁게, 발원의 사내가  다시 어둑어둑

   고쳐 눌러앉는다.

   이 미친 향기의 북채는 어디 숨어 춤추나.

 

   매화 폭발 자욱한 그 아래를 봐라.

 

   뚝, 뚝, 뚝 듣는 동백의 대가리들.

   천둥

   난타가 지나간다.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 - 이규리  (0) 2020.12.18
바람의 냄새 - 윤의섭  (0) 2020.12.12
묏버들 가려 꺾어 - 홍랑  (0) 2020.12.07
솔방울을 위한 에스키스 - 허만하  (0) 2020.11.19
기우는 동그라미 - 차주일  (0) 202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