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가족사진 - 유자효

공산(空山) 2020. 9. 9. 09:01

   가족사진

   유자효(1947~ )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옷을 잘 차려입고
   한껏 멋을 내고는
   마치 아무 근심 걱정 없다는 듯이
   세상에서 가장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
   아들은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말을 잃고
   어머니는 깊은 잠에 못 든 지 오래됐지만
   사진 속의 세 가족은 언제나 똑같이 웃고 있다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은 그래서 더욱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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