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운주사 와불 - 권정우

공산(空山) 2020. 8. 16. 20:34

   운주사 와불

   권정우(1964~ )

 

 

   천 개의 부처가
   뿔뿔이 흩어져버린 뒤에도
   나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테지만

   당신 곁에
   또 다시 천년을 누워있어도
   손 한 번 잡아주지 않을 걸 알면서도

   천 개의 석탑이
   다시 바위로 들어가 버린 뒤에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변치 않겠지만

   내가 당신 곁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도 모르는 당신은
   다시 천년이 지나도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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