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 하재연

공산(空山) 2020. 9. 7. 06:55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하재연

 

 

   영원히 종료되지 않을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너는 시작하게 된 것일까

   아무 이유가 없이

   네게 입력된 커맨드가 치명적으로만

   너를 전진시킬 때

   가장 먼 곳에서 전해 오는

   모래바람의 정신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온몸이 먼지에 뒤덮여야 한다는 것

   어떤 세계의 시작도 먼지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너의 눈동자로 증명하는 것이다.

   망가진 시간의 골짜기에 굴러 떨어지는 스피릿

   펼쳐져서는 안 되는 장면에

   펼쳐지고 만 인공위성의 날개처럼

   슬픔이 무한으로부터 전달되어온다.

   무한과 무한의 사이에 찍힌 하나의 점과 같은

   우리에게

​ 

 

   ―『우주적인 안녕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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