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비를 가르쳐주는 사람 - 이희중

공산(空山) 2019. 9. 21. 16:43

   비를 가르쳐주는 사람

   이희중

 

 

   한적한 이차선 도로가 지나는

   중학교 앞 큰 교회 옆

   소박하지만 제 나름 멋을 낸 동네 카페 테라스에서

   젊은 엄마가 두세 살 아이를 안고

   비 내리는 처마 밖으로 손을 내밀며

   무언가 작은 소리로 이야기한다.

 

   이봐.

   이런 게 비야, .

   가끔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지.

 

   오래전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어느 날

   두세 살 내게도 비를 가르쳐 준 사람이 있었을 텐데

   누군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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