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가르쳐주는 사람
이희중
한적한 이차선 도로가 지나는
중학교 앞 큰 교회 옆
소박하지만 제 나름 멋을 낸 동네 카페 테라스에서
젊은 엄마가 두세 살 아이를 안고
비 내리는 처마 밖으로 손을 내밀며
무언가 작은 소리로 이야기한다.
이봐.
이런 게 비야, 비.
가끔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지.
오래전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어느 날
두세 살 내게도 비를 가르쳐 준 사람이 있었을 텐데
누군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키시마호 - 맹문재 (0) | 2019.09.29 |
---|---|
여행 - 이진명 (0) | 2019.09.29 |
현상곡예(絃上曲藝) - 박성룡 (0) | 2019.09.21 |
산산조각 - 정호승 (0) | 2019.09.21 |
농담 한 송이 - 허수경 (0) | 2019.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