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감수성쯤
이바라기 노리코
바싹바싹 말라가는 마음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마라
스스로 물 주기를 게을리 해놓고
서먹스러워진 것을
친구 탓으로 돌리지 마라
유연함을 상실한 것이 어느 쪽이더냐
조바심 나는 것을
친척 탓으로 돌리지 마라
모든 것이 서투른 건 바로 나
초심이 사라지려는 것을
생활 탓으로 돌리지 마라
애초부터 나약한 마음가짐에 불과했다
안되는 것 모두를
시대 탓으로 돌리지 마라
조용히 빛나는 존엄의 포기
자신의 감수성쯤
자신이 지켜라
어리석은 자여
(임용택 옮김)
—일본 현대대표시선『달에게 짖다』창비,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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