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카메라
이바라기 노리코
눈
그건 렌즈
깜빡임
그건 내 셔터
머리카락으로 뒤덮인
작고 작은 암실도 있어서
그래서 난
카메라 따위 가지고 다니지 않지
알아요? 내 안에
당신을 찍은 필름이 많이 있는 거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아래서 웃는 당신
파도를 가르는 눈부신 구릿빛 몸
담배에 불을 붙인다 아이처럼 잠든다
난꽃 같은 향이 난다 숲에서는 사자가 되었던가
세상에 단 하나 아무도 모르는
나의 필름 라이브러리
―『내가 가장 예뻤을 때』윤수현 옮김, 스타북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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