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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시에서 '자연'을 읽다 - 정우영

그 가녀린 것들의 생의 한순간, 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 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정우영(시인) 1. 아닌 듯 그러하게, 그러한 듯 아니게 인류의 오랜 꿈 중 하나는 아마도 자연과의 다감한 융화(融化)가 아닐까 싶다. 자본주의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융화가 아니라 개발이라는 이름의 침탈(侵奪)로 확산되었지만, 자본가를 제외한 대부분 사람들은 여전히 자연의 품속을 꿈꾼다. 특히나 도회지에 사는 사람들은 메말라가는 인성 때문인지, 아니면 시멘트 문명의 염증 때문인지 자연의 모성에 흠뻑 젖고자 한다. 시인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자연의 음과 양이 조화로운, 자기만의 새로운 세계를 시 속에서 창출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자연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한데다가 그 조홧속이 천변만화(千變萬化)라 간절함만 솟구칠..

김사인 2015.12.08

정지용의 시 - 최동호

정지용의 시 현대적 감각과 전통의 창조 최동호 모던한 감각과 시적 재기 1923년 5월 일본 교토의 도시샤 대학에 입학한 정지용은 그 이전에 한국에서 전혀 보지 못한 문물과 새로운 세계를 보았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그는 자신의 빈곤한 처지와 휘문학교 교주(校主) 민영휘의 도움을 받는 교비 유학생이라는 신분 사이에 어떤 심적 괴리를 느꼈을 것이다. 동시에 그가 식민 지배하에 있는 조선 출신의 유학생이라는 것이 그에게 외적인 압박감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라 짐작된다. 정지용의 첫 발표작인 「카페·프란스」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일본에 유학하고 있던 젊은 청년들의 복합적인 자의식을 모던한 감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관심의 대상이 된다. 옴겨다 심은 종려(棕櫚)나무 밑에 빗두루 슨 장명등, 카페 프란스에..

시론, 시인론 2015.12.08

백석의 시 - 이동순

백석의 시 -- 문명과 반문명에 관한 시적 담론 이동순 시 작품과 전통성 분석의 중요성 한 편의 시 작품을 단지 그 작품의 제작자인 시인의 삶을 다룬 것으로만 단정할 수는 없다. 시 작품이라는 특정한 언어적 구조물 속에는 그 시대 주민들이 살아온 삶의 정황과 정치·사회적 환경 및 기타 총체적 상징성이 모두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물론 작품을 이루어 내는 창작 스타일이나 가치관, 방법론에 따라서 주변적 환경의 수용과 반영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거나 혹은 과다할 정도로 범람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규모와 부피의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외적 정황의 반영은 일정한 범위 안에서 반드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한 편의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그 작품에 나타난 시인 자신의..

백석 201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