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메리 올리버(Mary Oliver, 1935~ )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어. 백 마일의 사막을 무릎으로 기어가며 참회할 필요도 없지. 그저 네 몸 속의 연약한 동물이 좋아하는 대로 좋아하게 놔두면 돼. 너의 절망을 말해봐, 내 절망도 말해줄 테니. 그러는 동안 세상은 돌아가고 그러는 동안 태양과 투명한 빗방울들은 풍경을 가로질러 지나가지. 대초원과 울창한 숲 위로, 산맥과 강을 건너서. 그러는 동안 기러기들은 맑고 푸른 하늘을 높이 날아 집으로 돌아가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스스로 너의 상상 속으로 들어와 저 기러기들처럼 소리치지, 강렬하고 신나게— 삼라만상 속에서 네가 설 자리를 알려주고 또 알려주지. (김상동 번역) Wild Geese Mary Oliver(1935-)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