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슬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무더운 여름날, 개집 그리고 사슬에 묶인 개 한마리,
불과 몇 발자국 건너, 물이 가득 담긴 바가지가 놓여 있다.
하지만 사슬이 너무 짧아 도저히 닿질 못한다.
이 그림에 한 가지 항목을 덧붙여보자.
훨씬 더 길지만,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우리의 사슬,
덕분에 우리는 자유롭게 서로를 지나칠 수 있다.
― 『충분하다』 문학과지성사(최성은 역),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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