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일기

분갈이

공산(空山) 2015. 9. 11. 22:34

오늘은 점심도 걸러가며 난의 분갈이를 했다. 작년 이맘때 시험삼아 일지출과 상원황에 양파주머니 내복을 입혀보았었는데, 오늘 보니까 확실히 뿌리의 발육 상태가 좋다. 화분 내부의 통기성이 훨씬 좋아진 결과다. 그래서 올해는 모든 화분에 이 방법을 적용하여 분갈이를 했다.

 

양파주머니 내복법이란, 작은 크기의 양파주머니를 화분 깊이에 맞춰 통째로 잘라 화분 내벽에 두르고 그 안에다 난과 난석을 넣는 방법이다. 아파트 베란다의 열악한 환경에서 애란인들의 가장 큰 난제가 바로 뿌리썩음이라, 그것을 개선해보고자 내가 독창적으로 고안한 방법이다. 앞으로 우리집 난은 뿌리가 썩지 않고 튼튼하게 자랄 것으로 자못 기대된다.

 

분갈이를 해주고 나니 난들이 즐거워하고 내게 고마워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인데.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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