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일기

팔공산에 올라

공산(空山) 2015. 10. 23. 22:36

11시에 부인사 동쪽 등성이를 따라 등산을 시작하여 '이말재'를 거쳐 두 시간 만에 팔공산 주능선에 올라섰다. 동봉과 서봉은 몇 년에 한번씩은 올라왔었지만 이 능선에 오르기는 한 십 년 만인 것 같다. 가뭄 탓인지 단풍은 그다지 곱지 않고 황사 때문에 시야도 많이 흐리지만, 평일이라 호젓해서 좋다.

그 옛날, 아버지를 따라 지게 지고 나무하러 다니고 동네 아이들과 소먹이러 다니던 골짜기들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저기 동쪽으론 톱날바위와 서봉과 비로봉이 눈앞에 보이고, 돌아보면 내가 올라온 등성이도 보인다. 이쯤에서 메고 온 단감과 막걸리로 목을 좀 축여도 되겠다. 서봉과 비로봉을 거쳐 동봉에서 일몰의 광경을 보고 내려가려고 한다.

 

톱날바위, 서봉(삼성봉), 비로봉
칼바위
비로봉과 미타봉(동봉)
동봉 석조여래입상 - 부모님 세대에선 이곳을 '장군미'라고 했다. 아마도 이 입상을 여래로 보지 않고 장군으로 보아서 장군이 있는 산이라는 뜻의 '장군뫼'였던 듯.

 

'텃밭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춘란 전시회  (0) 2016.02.29
폭설  (0) 2016.01.31
연못 파기  (0) 2015.10.15
분갈이  (0) 2015.09.11
미안한 날  (0) 201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