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인
사바(娑婆) 김사인
이것으로 올해도 작별이구나. 풀들도 주섬주섬 좌판을 거두는 외진 길섶 어린 연둣빛 귀뚜리 하나를(생후 며칠이나!) 늙은 개미가 온 힘을 다해 끌고 간다. 가는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아직 산 놈이면 봐주는 게 어떻겠는가, 하자 한사코 죽은 놈이라 우긴다. 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