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인

사바(娑婆)

공산(空山) 2015. 11. 15. 13:40

   사바(娑婆)
   김사인

 


   이것으로 올해도 작별이구나.

   풀들도 주섬주섬 좌판을 거두는 외진 길섶
   어린 연둣빛 귀뚜리 하나를(생후 며칠이나!)
   늙은 개미가 온 힘을 다해 끌고 간다.
   가는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아직 산 놈이면 봐주는 게 어떻겠는가, 하자
   한사코 죽은 놈이라 우긴다.

   놓지 않는다.

'김사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비사막 어머니  (0) 2015.11.15
좌탈(坐脫)  (0) 2015.11.15
8월  (0) 2015.11.15
뵈르스마르트 스체게드  (0) 2015.11.15
바짝 붙어서다  (0) 201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