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와 노는 지에꼬(智惠子)
다까무라 고오다로
쓸쓸한 구쥬구리(九十九里)모래밭에 앉아서
아내는 논다.
수많은 물새들이 아내의 이름을 부른다.
지이, 찌, 찌이, 찌, 찌이――
모래에 조그만 발자국을 찍으며
물새들이 아내에게 다가온다.
입속말로 늘 뭐라 중얼대는 아내가
두 손을 높이 들고 되부른다.
지이, 찌, 찌이――
두 손에 든 조갑지를 물새들이 조른다.
아내는 조개를 자륵자륵 던진다.
떼지어 비상하는 물새를 아내가 부른다.
지이, 찌, 찌이, 찌, 찌이――
세상사 다 어디다 두고
이미 천연의 저편에 선 아내의
뒷모습이 외롭디외로웁다.
두어 마장 떨어진 솔밭 속으로
해는 지고
송화가루 맞으며
나는 하염없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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