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시스 잠

광 속, 울퉁불퉁하고

공산(空山) 2016. 3. 9. 19:48

   광 속, 울퉁불퉁하고

              ―  앙드레 지드에게

 

   광 속, 울퉁불퉁하고 단단히 다져진 땅 위에

   마디에서 잘리고 쪼개어진,

   진흙 묻은 참나무 가지들을 싣고

   달구지가 자고 있었다.

   요란하게 붕붕대며 돌아가던 打穀機

   끈기 있게 기다리고 있는 황소들 가운데서

   멈춰 서 있고, 잡동산이 조그만 조각들이

   땅 위에 흩어져 있었다.

 

   그때, 광의 들보 위에 있는 둥우리에서

   하나님의 닭인 제비 새끼들이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자 두 小作人이 느리지만 능란하게

   다른 이들 어깨 위에 뛰어 올라,

   가를 둥글게 높인 양철 조각 하나를

   못으로 천장에 붙였다.

   거기에 그들은 밀짚을 채우고

   떨어진 새끼 제비들을 올려 놓았다.

 

   그때 어미 제비가 겁 먹은 듯, 하늘 위로

   길게 선들을 그리며 날아 올랐다.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어미 제비는

   둥우리로 돌아왔다.

   나는 쇠스랑과 번들거리는 보습 옆에 앉아 있었는데,

   다사로운 슬픔이 내 마음 속에 스며들었다.

   그건 마치 내 영혼 깊숙이

   잿가루가 약간 흩날리는 햇빛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러자 너무나도 예뻐 소녀들에게 주고 싶은

   새끼 돼지 여덟 마리가 나타났다.

   겨우 석 주일이나 될까 한 돼지 새끼들이었다.

   그것들은 염소 모양 등을 곧추 세우고

   서로 싸우는 것이었다.

   그 조그만 발들이 티각태각했다.

 

   주름지고 축 늘어진 젖통에

   빳빳한 털을 한 암퇘지가 진흙 투성이로

   땅에 주둥이를 쑤셔 박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여름 날, 내겐

   우리 가난한 삶이 그의 모든

   존엄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 내가 앉아 있는 등 없는 의자 옆으로

   슬프고 말 없는, 아름다운 농부들이

   어둡고 신선한 그늘 속으로 수레를 밀며 지나 갔을 때,

   난 그들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숙였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