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이용악
말 아닌 말로
病室의 전설을 주받는
흰 壁과
하아얀
하얀
벽
花甁에 시들은 따알리야가
날개 부러진 두루미로밖에
그렇게밖에 안 뵈는 슬픔-―
무너질 성싶은
가슴에 숨어드는
차군 입김을 막어다오
실끝처럼 여윈 思念은
회색 문지방에
알 길 없는 손톱그림을 새겼고
그 속에 뚜욱 떨어진 황혼은 미치려나
폭풍이 헤여드는 내 눈앞에서
미치려는가 너는
시퍼런 핏줄에
손가락을 얹어보는 마음-―
손 끝에 다앟는 적은 움직임
오오 살아 있다
나는 확실히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