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흩뿌린 단풍나무(КЛЕН ТЫ МОЙ ОПАВШИЙ)
세르게이 예세닌
낙엽을 흩뿌린 단풍 나무여, 얼어붙은 단풍나무여
어째서 하얀 눈보라 속에 몸을 굽히고 서 있나요
아니면 무언가를 보았나요, 아니면 무슨 소리를 들었나요.
시골 저편으로 산보라도 나가는것 같아요
마치 술에 취한 문지기처럼
길가에 눈더미에 빠져 다리가 얼어붙은 것 같아요.
아, 요즘 웬일인지 나약해진 나는
술잔치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지는 않고
갯버들을 만나고, 소나무를 바라보고
눈보라 속에서 그들에게 여름 노래를 불러 주었어요.
나는 마치 한 그루의 단풍 나무 같아요.
낙엽을 흩뿌린 단풍잎이 아니라
있는 힘을 다해 초록빛으로 남으려는,
겸손을 잃어 버리고 완전히 바보가 되어
마치 타인의 아내인 듯 자작나무를 껴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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