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혀로 풀을 감아올릴 때
강영란
수굿하게 고개 숙이고
상냥한
콧김
입김
땅에게 바싹 절하고
조심조심 혀로 풀을 감아올린다
뜯어먹어 미안하고
상처 냈으니 미안해서
침을 한번 쓰윽 묻혀준다
때로 몸의 상처는 침도 약이 되어서
온 들판에 풀들이 새로 돋아난다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다지 - 서대선 (0) | 2025.02.08 |
---|---|
어두운 등불 아래서 - 오세영 (0) | 2025.02.07 |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 - 최정례 (0) | 2025.01.06 |
마지막 지상에서 - 김현승 (0) | 2024.12.30 |
하루 종일 밥을 지었다 - 이화영 (0) | 2024.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