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관심 - 이영광

공산(空山) 2024. 8. 30. 16:53

   관심

   이영광

 

 

   아프지도 않으면서 전화로 휴강시키고

   우히히히베개를 끌어안고

   뒹구는 사람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

   금방 거짓말이 될 비밀들이

   가슴속에 가득한 사람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혼자가 되는 사람

   휴대폰과 인터넷과 디스커버리 채널의

   정글 너머에

   어쩌다 출몰하는 사람

   사람이 되란 말이 가장 무서운 사람

   사람인 듯 사람인 듯한 사람

   나는 이 사람이 이상하다

   나는 요즘 오직 이 사람한테 관심이 있다

 

               

   —『직선 위에서 떨다』 창비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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