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돌멩이들 - 장석남

공산(空山) 2024. 4. 11. 18:48

   돌멩이들

   장석남(1965~ )

 

 

   바닷소리 새까만

   돌멩이 너덧 알을 주워다

   책상 위에 풀어놓고

   읽던 책갈피에도 끼워두고 세간

   기울어진 자리도 괴곤 했다

   잠 아니 오는 밤에는 나머지 것들

   물끄러미 치어다도 보다가 맨 처음

   이 돌멩이들 있던 자리까지를

   궁금해하노라면,

   구름 지나는 그림자에

   귀 먹먹해지는 어느 겨울날 오후

   혼자 매인

   늦둥이 송아지 눈매에 얹힌

   낮달처럼

   저나 나나

   살아간다는 것이,

   이렇듯 외따로 있다는 것이,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 정호승  (0) 2024.05.01
팽목항에서 - 임선기  (0) 2024.04.30
낮 동안의 일 - 남길순  (0) 2024.03.26
불시착 - 변혜지  (0) 2024.03.18
슬픈 환생 - 이운진  (0) 2024.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