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첫사랑 - 고재종

공산(空山) 2023. 12. 28. 15:14

   첫사랑

   고재종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

   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 낸 저 황홀 보아라

   봄이면 가지는 그 한 번 덴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뜨린다.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승 - 하종오  (0) 2023.12.28
고래를 위하여 - 정호승  (0) 2023.12.28
물의 출구 - 나희덕  (0) 2023.12.25
밥풀 - 이기인  (1) 2023.12.07
그냥 쓰세요 - 구순희  (0) 2023.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