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제비들, 분지의 하늘을 날다 - 유가형

공산(空山) 2023. 4. 20. 13:59

   제비들, 분지의 하늘을 날다

   유가형

 

 

   3호선은 시민의 발에 꼭 맞는 꽃물들인 신발

   그 신발 속으로 날아든 일곱 색의 물 찬 제비

 

   지지베베지지베베 쉴새 없이 지지베베

 

   이집트 투탕카맨 파라오의 머리 위에 올라앉았다가

   휙 프랑스 에펠탑으로 또 페루의 마츄픽츄로 날아갔다가

   빙그르르 돌아와 제 자리에 앉는다

 

   복숭아빛 탱탱한 볼에서 패파민트 향기가 난다

 

   앞머리는 몇 가닥은 분홍빛 찍찍이로 돌돌 말아 올리고

   쫑긋 남색 깃을 세우고 어디로 몰려가는 갈까?

 

   책가방은 어디 두고 홀가분하게 날아다니는지

   눈과 귀를 간지럽히는 암놈 일곱 마리

   깃을 까닥까닥 흠~~~ 이 파란 풋내들 좀 봐라

 

   여기는 청라역입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훅~문이 열리자마자 밖으로 내달리는 제비들

 

   저희가 가진 젊음이 얼마나 귀하고 대단한 건지

   알기는 알라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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