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들, 분지의 하늘을 날다
유가형
3호선은 시민의 발에 꼭 맞는 꽃물들인 신발
그 신발 속으로 날아든 일곱 색의 물 찬 제비
지지베베지지베베 쉴새 없이 지지베베
이집트 투탕카맨 파라오의 머리 위에 올라앉았다가
휙 프랑스 에펠탑으로 또 페루의 마츄픽츄로 날아갔다가
빙그르르 돌아와 제 자리에 앉는다
복숭아빛 탱탱한 볼에서 패파민트 향기가 난다
앞머리는 몇 가닥은 분홍빛 찍찍이로 돌돌 말아 올리고
쫑긋 남색 깃을 세우고 어디로 몰려가는 갈까?
책가방은 어디 두고 홀가분하게 날아다니는지
눈과 귀를 간지럽히는 암놈 일곱 마리
깃을 까닥까닥 흠~~~ 이 파란 풋내들 좀 봐라
여기는 청라역입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훅~문이 열리자마자 밖으로 내달리는 제비들
저희가 가진 젊음이 얼마나 귀하고 대단한 건지
알기는 알라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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