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겨울사랑 - 고정희

공산(空山) 2023. 1. 12. 12:20

   겨울사랑

   고정희 (1948~1991)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 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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