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이영옥(1960~ )
나를 한 장 넘겼더니
살은 다 발라 먹고 뼈만 남은 날이었다
당신이 나뭇가지에 매달렸던
나의 마지막 외침을 흔들어 버리면
새가 떨어진 침묵을 쪼아 올리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텅 빈 하늘 아래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목소리는 누구인가
깊고 깊어서
부스러기도 없이
뼈만 앙상하게 만져지는 기억들
미처 사랑해 주지 못했던 사랑처럼
남겨진 몇 개는
그냥 두기로 했다
오래된 노래처럼
내 귓속에서 흥얼거리며 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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