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전쟁놀이
이은재
구름들이 전쟁놀이를 한다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을 치고
일촉즉발의 대치 국면도 잠시
불의 칼이 하늘을 쩍 가르자
천지간을 뒤흔드는 포성이 귓전을 울린다
피바람을 일으키는
구름의 육박전
총알들이 콩 볶듯
땅 위를 박음질하며
팽팽하던 전선이 서서히 무너진다
구름의 전쟁놀이는
승자도 패자도 없이 피아가 전멸하는 것
갠 하늘, 구름 한 점 없다
―《대구문학》 182호(2022년 11월호)
■이은재 / 2013년《월간문학》등단. 시집『나무의 유적』출간. 대구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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