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의 검진일이라서 아침 7시 열차를 타고 아내와 함께 상경하였다. 여느때와 달리 아내와 함께 상경한 것은 온 가족이 서울의 잠실 쪽에서 저녁을 먹기로 약속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달은 맞이와 둘째의 생일이 있는 달인 데다 지난 추석에 아내와 내가 코로나에 걸려 가족들을 못 만났었기 때문에 나의 6개월만의 검진일에 맞춰 서울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병원에서의 검사는 CT를 찍고 채혈을 하는 것으로 11시경에 끝나서 아내와 함께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혜화역에서 4호선 지하철을 타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역에서 2호선을 갈아탄 후 잠실역에서 내렸다. 저녁 약속 시간까지는 5시간이나 남아 있어서 아내와 나는 먼저 석촌호수로 내려가서 둘렛길을 한 바퀴 걸었다. 산책 나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몇 년 전과는 달리 호수 둘렛길의 바닥은 우레탄이 깔려있어서 말끔했다.
우리는 다시 롯데월드타워 건물로 들어가 '서울 스카이'를 구경하였다. 입장권은 둘째가 미리 보내 주었었다.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117층에 내린 다음 한 층씩 올라가며 사방으로 펼쳐지는 서울을 구경하였다. 가까이는 올림픽공원과 석촌호수와 한강이 내려다 보였고, 멀리는 남산과 북한산, 도봉산 등 서울 외곽의 산들까지 다 바라보였다. 123층까지 둘러본 후 120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한 정거장을 걸어서 몽촌토성역 앞 '몽중헌 방이점'이라는 중식당에서 식당의 문을 여는 시각인 저녁 5시반에 둘째 부부와 울산에서 올라온 첫째와 만났다. 식당은 빌딩의 20층에 있었는데 전망이 좋은 창가의 원탁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었다. 임신을 한 며느리는 배가 많이 불러 있었다. 적지 않은 음식값은 둘째가 내었고 아내는 며느리에게 임신축하 겸 출산 준비금 명목으로 금일봉을 하사(?)했다.
아래층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둘째 부부와는 작별하고 우리는 택시를 타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예매한 열차 시간을 앞당기는 바람에 함께 앉을 좌석이 없어서 세 사람은 뿔뿔이 흩어진 자리에 앉아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