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안양 - 전욱진

공산(空山) 2022. 10. 7. 17:15

   안양

   전욱진 (1993~ )

 

 

   뒷모습 없는 다정은 당신이 잘한다

 

   늦저녁에도 불빛으로 환한 이곳에서
   예전에는 다 논하고 밭뿐이었다고
   당신에게 일렀다던 당신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저절로 당신의 아버지 또 할머니와 할아버지
   당신하고 성씨를 같이 써서 다정한 얼굴들
   명절날 모처럼 벅적이는 가정집이 떠오르고

 

   초승달을 마저 가리는 사람을 끝까지 보며
   사람의 앞모습 하나로 감지되는 세상을
   입으로 사랑한다 말한 사람을 내가
   정말로 사랑하게 된 타향의 밤에
   딱 하나 켜지는 가정집 불빛은
   이제야 막 들어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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