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明
박제천(1945~)
한 그루 나무의 수백 가지에 매달린 수만의 나뭇잎들이 모두 나무를 떠나간다.
수만의 나뭇잎들이 떠나가는 그 길을 나도 한 줄기 바람으로 따라 나선다.
때에 절은 살의 무게 허욕에 부풀은 마음의 무게로 뒤처져서 허둥거린다.
앞장서던 나뭇잎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쩌다 웅덩이에 처박힌 나뭇잎 하나 달을 싣고 있다.
에라 어차피 놓친 길 잡초더미도 기웃거리고 슬그머니 웅덩이도 흔들어 놀 밖에
죽음 또한 별것인가 서로 가는 길을 모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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