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식

모자란남움직씨

공산(空山) 2022. 9. 9. 19:02

   모자란남움직씨

                         ― 불완전타동사를 위한 변명

   우대식

 

 

   불완전타동사의 우리말은 모자란남움직씨

   모자란 채 움직여야 하는 언어의 운명

   그 무언가를 만나야만 의미가 되는 쓸쓸함 앞으로

   도원경(桃源境)이 흘러가고 기린(麒麟)도 지나가지만

   무엇 하나도 잡을 수 없다

   모자란남움직씨인 내 필설로는

   내 눈을 찌를 길밖에는 없다

   모자란 채 흘러가야 하는

   그러나 끝까지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내 푸른 사상,

 

 

   ―『단검실천문학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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